2021.10.1
우포
주변 논들은 잘 정돈된 인상이며, 직선으로 쭉 뻗어나간 길 한쪽 옆으로는
옛날식 전봇대가 약간 불규칙하게 심겨져
오늘따라 유독 두껍게 내려앉은 들녘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번창했던 벼들은 이제 초록빛을 한 꺼풀 벗겨내고 이미 바래져
어느 곳 한쪽 안갯속에서는 추수하는 트랙터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다.
해 뜰 시각. 습지의 한 가운데를 걷고 있는 우리는 젖어 들어가는 신발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연의 소리로만 가득찬 이곳을 몸과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고 최선을 다해 즐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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