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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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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분 2019.10.20 NIKON D800 / 구미. 경상북도 환경 연수원 국화 잎 한쪽 끝에 앉아있는 곤충 한마리.. 노린재로 보이는데 정확하게는 모른다. 맞다면 식물의 즙을빨아먹고 살고, 위협을 느끼면 고약한 냄새를 피운다는 정도만 알고있다. 국화 색이 예뻐서 접근했다가 엉뚱한 놈에게 시선이 빼앗겨버렸다. 해가 질 무렵이었고, 산 능선의 커다란 나무에 가려졌던 해가 잠깐 동안 열리면서 꽃 분이 아주 잘 보이는 상태가 되었다. 대부분의 국화가 아직 활짝 열리지 않은 상태라서 한동안은 꽃 구경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라 마음이 즐겁다.
금오정 추경(秋景) 2018.11.03 NIKON D800 / 구미 금오지 주말 마다 뜀박질을 하거나, 금오산 할딱고개까지 산행을 하러 나가는 단골 코스에서 살짝 벗어난 금오지 둘레길에 있는 금오정이다. 올해는 유독 일이 많아 여유가 없어서 낙옆 밟을 시간이 없었는데, 다행히 끝 물 무렵에 이런 호사를 누릴 처지는 되었나보다. 늦가을 나날이 앙상해져만가는 나무가 안쓰러웠는데.. 오늘은 따스한 빛이 있으니, 조금은 더 풍족해 보여 좋다.
가을귀 2014.11.30 NIKON D800 / 금오산 채미정 안쪽 오래된 작은 암자 뒷 마당 홍 단풍 나무에 다랑다랑 맷혀있는 내리다 만 빗방울이 열매같고, 구름 사이로 햇볕이 나릴때마다 맑은 수정이 된다. 때마침 불어온, 약하게 스쳐가는 바람에, 떨어지던 단풍잎이 한드작 한드작 나른한듯 매달려있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말고 넋나간 표정을 하고는 '이파리 하나 떨어지는 일도 낙옆 맘대로 못하게하는 고약한 나무로구나.' 호통치듯 중얼거려보고는 넋 나간 사람 처럼 베실베실 웃어보인다. 어제 화려했던 색이 바래어지도록 오늘 마지막 남은 힘 마저 쓰고나서는 다음 생을 준비하듯 남은 건, 긴 겨울잠 뿐이다. 그저 데면데면 지나쳐가는 모습들이지만 이 날 만큼은 굳이, 모처럼 만의 단잠을 반납하고 나선 길 추적추적 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