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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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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예쁜 집 2020.4.28 문성 "예쁘게 핐을때 안 오고, 다 시들었을 때 오노..!" 불규칙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씨름하며 한참 사진을 찍고 있는데 마침 이웃집에 계시던 이 댁 어르신께서 익살맞게 한마디 던지신다. 마땅히 꾸밀 말을 찾아내지 못하고 어물쩡 거리려니, 한 장 찍어달라며 성급하게 포즈부터 취하는 요량을 보자 하니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익숙하다. 모란은 암술이 커지기 전, 수술만 보일 때 찍는 것이 곱고 예쁘며, 꽃 분까지 찍히면 정말 예쁘지만, 올봄에는 거센 바람과 함께 큰 터라 그런 장면은 다음에나 기대해야 할 듯하다. "좀 더 구경하게 가겠습니다." 말을 남기니, "이쁘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마디 남기시고는 댁 내로 들어선다. "사진 잘 나오면 뽑아서 드리겠습니다." 닫힌 현관문을 ..
Heart Point 2015.04.10. Nikon D800 / 금오지. 반영과 함께 어우러져, 이른 봄 날의 호숫가에 때아닌 커다란 하트가 물 위에 떳다. 빛 머금은 그심장의 조각들이 부서져내려 물 위에서 반짝인다. 일년 내내 존재감없이 시선을 끌지 못하던 오래된 고목(古木)이 일년에 단 몇일동안만이라도 주목받는 날이 있다. 실망스럽게도 그 주인공이 나무 뿌리와 기둥이아닌, 이 나무가 오랜동안 버텨주었기에 가능했던, 저 활짝 피어난 꽃이라 할지라도 이 벗나무는 아랑곳 하지않고, 참 흐뭇해 할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나는 이 꽃이 피어난 덕이 그 크고 둔해보이지만, 믿음직스러운 저 나무 기둥과 뿌리때문이라는것을 진즉부터 알고있었다. 한 겨울 모진 풍파를 견디어내고, 꽃을 활짝 피어낸 그 기개넘치는 듬직함에 찬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