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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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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암을 바라보며.. 2017.10.21 / 금오산 약사암. NIKON D800 / Tamron 15-30mm F2.8 바람이 낙옆과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쳐 나에게로 불어오는 소리.. 나를 지나, 바위 틈 사이를 긁으며 넘어, 건너편 약사봉 측면의 골이 패인 깊숙한 곳을 지나가는 소리.. 이른 아침부터 소란스런 소리에 잠이 깬듯한 까마귀 울다, 커다란 바위 너머, 새벽 바람 마중 길 떠난다. 나는 산 정상에서서 경직된 몸을 조금은 편안히 풀어내며, 밝아지는 여명과 함께 나에게 주어진 짧은 이 시간 만큼은 저 화려한 운무를 한껏 즐긴다.
약사의 운무 2017.10.21 / 금오산 약사암. NIKON D800 / Tamron 15-30mm F2.8 거친 바다위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자칫 그 거대한 흐름의 기운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질세라 깊은 숨 조심스레 내뱉는다. 성급하지도, 굼뜨지도않은 그 진중한 흐름으로, 이곳 금오산의 약사봉 아래에 자리잡고있는 약사암의 진면목이 바로 이런것이라는듯 깊은 아침의 감동을 선사한다. 따스한 아침 해 곱게 받아낸 처마 끝으로 살짝 보이는 약사전의 기와에 닿을듯 낮게 깔려 들어온 운무가 마치 신세계를 보는듯 하다.
대둔산 함께 한 날 2013.01.13 / 대둔산. NIKON D300 / 12-24mm f3.5~5.6 1/40" f/6.3 동생과 함께 여러번 산행을 했었다. 지리산과 간월재 그리고 대둔산을 함께 갔었는데, 그 중에 지리산은 백무동 코스로만 두번이다. 이 날도 겨울 풍경을 보고싶어서 함께 했었는데, 산을 매우 잘 타는 동생과는 달리 이때만해도 산 타는데는 젬병이었던 내가 단순히 의욕만 가지고 올랐다가 내 걸음이 생각보다 너무 느려진 탓에 산 중턱에서 일출을 맞이해야만 했었고, 어쩔수 없이 그 자리에서 함께 쉬면서 커피 한잔과 함께 어디에서도 자주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빛 놀음 멋드러지게 펼쳐진, 이 광경을 동생과 함께 감상했었다.
대둔산 초등의 기억 2014.10.25 NIKON D800 / 대둔산 목적했던 장소는 분명 '장군봉' 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도착해서 보니 '장군봉'이 좌측에 보였던.. 다시 '장군봉'으로 가려 했더니, 그 쪽엔 이미 너무 많은 인파가 보여, 그대로 눌러앉아 촬영을 했던 기억이 있는 때이다.
신성한 새벽.. 2015.02.01 NIKON D800 / 계룡산 말로만 듣던…. 신성한 기운이 용솟음친다는 그곳엘 왔다. 힘겹게 매표소 구간을 통과하며, 아이젠을 착용하고, 지참했던 랜턴으로 발밑을 살피며 평지 구간을 통과 후 긴 오르막 구간을 오른다. 어스름 밝아오는 여명 빛과 랜턴에 의지한 채, 급경사 지대를 오르기 시작한지 억겁의 시간이라도 흘렀을까…. 바라다보이는 '노루막'이 내 머리 위로 점점 다가설수록 매서운 바람이 엄습한다. 사라져버린 오르막 경사…. 산을 오르고 나니, 그 힘들었던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짧은 휘파람 섞인 심호흡 한 번에 날려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