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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Yeul Story

꽈배기집 사탕

2020.5.10

고아

 

 

 

이틀동안 비가 내리다가 일요일 아침부터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정오가 되자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봄날에 빛까지 너무 좋았는데,

이런 날이면 연례행사처럼 서율이를 데리고 동네 걷기에 나선다.

 

여우 광장에 갔다가, 그 옆 동산에도 올랐다가 아카시아 향기도 실컷 맡고 다녔고,

버찌 씨를 잔뜩 주워다가 물고기 밥을 준답 시고, 아빠 손을 빌려 왕복으로 세 번이나

여우 광장을 뛰어다니기도 했다.  오다 가다 거북이 수영하는 모습, 잉어 자맥질하는

모습까지 익숙한 장면이지만, 서율이는 나설 때마다 즐거운가 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길래, 길을 조금 돌아오는 대신 꽈배기를 사는 것으로 어렵게 합의했다.

꽈배기를 만들고, 설탕을 묻혀 일회용 봉지에 넣어 내어놓는 과정을 목을 쭉 빼고 지켜 보고 있는

이 호기심 많은 아이가 신경이 쓰였는지, 나에게 "줘도 되나요?" 물어보더니 사탕 두개를 내어 주신다.

 

.. 이놈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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