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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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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2016.7.30 반야사 배롱나무에 핀 목백일홍을 볼때면, 옛날로 치면 뭔가 사대부 집안의 장대한 기와집 앞 넓은 마당에 심겨져 아름답고 단아한 그 외모 뽐내고 있을법하다. 수령이 꽤 되어 제법 줄기가 굵고 길게 뻗쳐나가 풍족한 꽃 무리를 자랑하고있는 이런 나무는 위엄있고, 인자한 어르신을 뵙는듯해 선뜻 다가서기가 어렵다.
일탈 2019.07.22 금오산 5호 태풍 다나스가 서해안 해상에서 소멸한 덕분에 며칠 동안이나 하늘을 뒤덮고 있던 두꺼운 비구름이 잠시 쉬어가는 오후 늦은 한 때, 동그란 안경알 모양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셀카 놀이'에 빠진 승려님.. 몇군데 동영상을 남기고, 사진도 몇 장 찍는 그의 얼굴에는 한 가득 미소가 담겼다. 승려분과 잠시 눈이 마주치길 기다렸다가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키며, 사진을 찍었다는 시늉과 함께 눈 인사를 전한다.
여명의 약사암 2017.10.21 / 금오산 약사암. NIKON D800 / Tamron 15-30mm F2.8
여력 2019.07.10 문성지 하늘 한번 보고 싶어서였던가.. 꺾여있는 줄기의 절반이 물속에 잠겨 들어가고, 연꽃 봉오리는 커다란 잎에 기댄 채 여력이라도 모두 쏟아부어 본다.
연(蓮) 2015.7.19 해평 연지 공원 연(蓮) 이라는 것이 필 적 마다 예쁜줄 알았더니, 최근에 겪은 바로는 반드시 그런것만도 아닌듯 하다. 내가 사는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둘레 1.1km의 문성지(文星地)라는 못에는 수련과 어리연 그리고 연 꽃이 못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7월초부터 꽃 봉오리가 막 맷힐 시기에 시작된 장마로 인해 잔뜩 상해서 모양이 퍽 예쁘지가 않다. 또한 예뻐 보이는 꽃 을 겨우 발견한다 하더라도 빛의 많고 적음에 따라 열리는 정도가 달라 마음에 드는 모양이 아닌 경우가 있어 촬영하기가 많이 어려워 속절없이 원망만 할 뿐이다.
공양(供養) 2019.05.11 도리사 발우 공양을 마친 주지 스님은 매일 아침에 절의 경내를 몇 바퀴씩은 걸음하시는듯 하다. 이곳 '도리사'가 있는 냉산(冷山)에는 수령이 꽤 되어 한 아름은 너끈히 넘어가는 적송(赤松)이 많은 산인지라 맑고 상쾌한 데다 특유의 솔향을 맡을 요량으로 자주 오는 곳인데 새벽 어스름을 틈타 자주 찾는 곳이다 보니 때마침 발우공양을 마친 주지 스님과 마주치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내 딴에는 그 상황을 모면하려는 방법으로, 익숙지 않아 어색해하면서도 최대한 모양을 갖추어 합장(合掌)으로 인사를 드리고 나면, 그런대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춘것같아 지금껏 그렇게 하고 있는데, 처음 마주치는 순간부터 인사를 안드렸으면 어색해서 어쩔뻔 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