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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정원 2017.05.27 / 소백산 Nikon D800 / Sigma ⓐ35mm F1.4 Panorama. 그토록 염원해오던 백두대간의 주 능선 소백산 비로봉 1,450mm의 고지에 올랐다. 소백산 남쪽 방향에 위치한 비로사에서 적당한 속도로 오르기 시작해서 비교적 빠른 시간인 새벽 2시경에 정상에 섰다 산행하기에는 상태가 썩 좋지못한 나의 왼쪽 무릎도 신경이 쓰였고, 침을 넘길 때마다 따끔따끔해지는 목감기 기운이도 신경이 쓰였지만 고산지대의 평원을 보고싶은 마음에 다소 무리해서라도 올랐던 것. 이곳은 하찮아 보이는 작은 풀 한 포기, 말라버린 잎 하나마저도 그 발색이 여느 곳과는 달랐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그 풀잎들이 고산지대 특유의 청명하게 바스러지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해찬들을 감상하고도 충분히 넘쳐..
김광석 거리 산책(8pic) 2017.05.23 NIKON D800 / 대구 김광석 거리. 대구 경북대학교 병원에 꾸준히 진료를 받으로 다니면서 잠시라도 짬이 날때면, 조금 걸어서 산책삼아 김광석 거리에 간다. 이 날도 역시.. 따스한 햇살에 바람도 선선하게 부는데다가, 햇볕도 이따금씩 뭉게구름 뒤로 숨어다녀서 나들이 하기에는 정말 좋은 날이었다. 스케치 하듯 몇장 담아온 사진들.. [기다리는 여인] 지나치다가말고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기위해 기다리는 친구들 [지나치는 사람들] 소박한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재미를 아직 모를때라서 그런지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을 훓으며 무심한듯 지나치는 두 친구. [빈티지 장미] 갈라진 페인트와 망가진 채로 방치되어있는 기계식 계량기 덕분에 담벼락에 예쁘게 자라나는 빨간 장미가 빈티지 스럽게 보인다. ..
대둔산 함께 한 날 2013.01.13 / 대둔산. NIKON D300 / 12-24mm f3.5~5.6 1/40" f/6.3 동생과 함께 여러번 산행을 했었다. 지리산과 간월재 그리고 대둔산을 함께 갔었는데, 그 중에 지리산은 백무동 코스로만 두번이다. 이 날도 겨울 풍경을 보고싶어서 함께 했었는데, 산을 매우 잘 타는 동생과는 달리 이때만해도 산 타는데는 젬병이었던 내가 단순히 의욕만 가지고 올랐다가 내 걸음이 생각보다 너무 느려진 탓에 산 중턱에서 일출을 맞이해야만 했었고, 어쩔수 없이 그 자리에서 함께 쉬면서 커피 한잔과 함께 어디에서도 자주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빛 놀음 멋드러지게 펼쳐진, 이 광경을 동생과 함께 감상했었다.
월출산의 은총 2017.05.07 / 전남. 영암. 월출산. NIKON D800 / Sigma ⓐ35mm F1.4 Panorama. 월출산 천황봉 협곡(V 계곡이라고도 하고, 하늘로 가는 문과 같은 모습의 큰 바위가 있다고 하여 '통천문'이라고도 부른다.)은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하더라도 듣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웅장한 모습으로 상상되어질것 같다. 바로 앞에 있는 바위에 걸터앉아 좌,우 바위의 깎아지른듯한 거친 선을 따라 시선을 옯기면, 그 절경에 한껏 감탄사를 내 지르며, 감상에 젖어 들 수가 있다. 천황봉 정상을 밟지 않고 그 냥 내려왔다는 후회도 잠깐 했었지만, 차라리 그쯤에서 멈춘 것이 월출산에 대한 환상이 오히려 더해진 지금에서는 '차라리 그냥 내려오길 잘했다.'라는 결론과 함께 앞으로는 참 여러 번 ..
적란운(積亂雲) 2016.08.31 NIKON D800 / 경북. 구미. 고아. 8월의 마지막 날 내내 흐렸었다. 해 질 무렵이 되어 흔치 않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고, 하늘을 가득 덮은 그 거대한 구름 덩어리는 정면에 보이는 아파트의 뒷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기운에 의해 기괴한 모양으로 바뀌며 나를 향해 덥쳐오듯 하고 있었다. 저 멀리 지는 해와 가장 가까운곳의 찢어발겨진 그 거대한 구름 덩어리와 치열한 전쟁을 치루어, 타다남아 재가되듯 희끗해져가는 붉은 기운이 마지막 힘을 다하고 곧 사그라들어 버린다.
Lake House 2017.9.24 NIKON D800 / 문성지 Sigma 35mm F1.4 내가 사는 집 앞에는 '문성지'라는 이름의 자그마한 호수가 있다. 농업용수로 사용하려고 조성한 곳인데, 이곳에는 봄이면 겹벚꽃이 산책로를 따라 피어나고, 호숫가 옆에 '여우광장'이라는 이름의 작은 광장 군데군데에는 튤립이 한자리를 차지한다. 여름철이 다가올 적이면 물가에 양귀비와 보라색을 띠는 창포 붓꽃이 곱게 피어나며, 이후에는 어리연꽃과 수련(睡蓮)이, 가을이 오기전 물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어난다. 산책로로도 손색없는 이곳에는 계절을 마다않고 왜가리나 청둥오리같은 철새들까지 날아와주어 마치 가까운 여행지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곳이다.
문타삼 : 할매들의 산책. 2017.04.16 NIKON D800 / 구미 문성지 노년에 고스톱을 칠 수 있는 최소한의 세명..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이웃집 총각 대기업 취업 소식 봄 나물 채취해 아침 밥상에 올려 맛나게 먹은 이야기 출가한 자식들의 소소한 가정사의 사서로운 이야기까지.. 날 따신 봄볕 맞고 꽃길 걸으며 뒷짐 지고 느린 걸음 걸으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막역지우(莫逆之友) 둘 즘은 있었으면.. - 돌케(Dolke) -
물-질 2017.04.17 NIKON D800 / 송대말 기다란 대나무 창을 들고 부산스럽게 움직이시는 마을 어르신의 부지런함이 해 뜨는 시각을 맞추어 내내 등대를 향하고 있던 나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뭘 잡는거 냐고 곰살궂게 묻는 나에게 짧게 "군소..." 라고만 대답을 하시고는 두 발 디디기도 힘들어보이는 뾰족하고도 거칠기만 작은 바위에 올라서서 수면을 뚫어지게 바라보시며 다시 군소를 찾기 시작한다. 어떻게 먹느냐고 재차 묻는 나에게 역시나 퉁명스럽지만 다소 부드러워진 말투로 "잘 씻어 잘라서 초 무침으로 먹지..." 하신다. 이른 새벽의 한 시간 남짓한 이 분의 노력 덕분에 이 가족의 아침 밥상은 더욱 풍족해질 것이다.
向 : 길잡을 향 2017.04.02 NIKON D800 / 보성 '기대'는 이상에 다가서기 위한 꿈, '바램'은 이상에 다가서기 위한 행위이다. - 돌케(Dolke) - 그 과정에서 만약, 눈앞에 보여지는 것이 머릿속에 그려놓았던 그림에 반(反)한다고 해서, 그동안의 들인 공(功)을 한순간에 헛되이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간절함을 담아 머릿속에 그려보고, 달려가고, 기대하며, 기다린 행위가 있었기에, 비록 몇 번이고 소득이 없었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의 즐거움은 분명 존재했었기에 나는 또다시 꿈을 꾸고, 간절함을 담아 기대를 현실로 만드는 과정을 기꺼워하며, 마땅히 즐거움으로 몇번이고 반복할 준비가 되어있다.
해 뜨는 녹차 밭 2017.04.02 NIKON D800 / 보성 먼 여정의 끝. 잠을 물리친 후, 새벽길을 대낮같이 달려와 이곳 둔덕을 오른다. 멀리 줄줄이 입장하는 차량의 흐름이 맨눈으로 보이고, 작은 불빛으로 이루어진 행렬들의 움직임이 끊어지지 않은 채 구불구불 부지런히 오르는 모양새이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걸음이 느려지며, 거칠고 좁아지는 마지막 꺾이는 오르막길을 찾기위해 플래시를 이리저리 비추어보는 모양새가 성급해 보인다. 이 사람들은 단지 이곳의 해 뜨는 장면만을 보기 위해 고단한 그 먼 여정을 기꺼이 달려온 것이며, 드디어 정상부에 다가선 후, 두 눈으로 희미하게 밝아져 오는 여명을 보고 있는 이들에겐, 이날의 일출이 얼마나 화려할지 그리고, 얼만큼의 굉장한 모습을 보여줄지는 이미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꿈 속 한 장면 처럼. 2014.05.06 NIKON D800 / 안성 팜 랜드 밀밭이라서 그런지 처음 가본 이곳의 해 뜬 직후, 눈에 담겨온 풍경은 굉장히 이국적이었다. 골든아워(Golden hour), 해 뜬 직후, 시간이 조금 지나가면, 그 날의 햇살이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이 온다. 그때를 기다렸다가 다소 과다노출(over-exposure)로담았더니 숨겨져있던 황금들녘이 나타났다. 이 날 내가 본 눈부셨던 햇살은 지금도 잊혀지지않고 꿈 속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남아있다.
즐거운 찡찡이.. 2017.03.05 NIKON D800 / 구미 아이스토리 웨딩샾 신부 대기실. 처조카의 돌잔치가 내 사는 집과 가까운 곳이라 조금 일찍 갔던 길에 시간이 남아 아기와 함께 건물 곳곳을 탐색하던중 찾아낸 예쁜 장소.. 웨딩샾의 전반적인 인테리어가 불필요한 장식보단 생화로만 장식을 하여 전체적으로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딱 기분 좋아질만큼의 향기로움으로 가득찬 공간이었는데, 아이도 처음 맡아보는 향긋함에 잠시 도취라도되었는지, 찡찡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언제 그랬냐는듯 내내 생글생글이다. 다행히도 카메라를 매우 좋아하는데다가 기분까지 좋아진 이후라서 촬영에는 그리 힘들지는 않았고, 늦은 오후의 부드러운 햇살이 얇은 리넨 화이트 커튼을 뚫고 훌륭한 조명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