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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엽지추 2019.11.06 수다사 일엽지추(一葉知秋). 나뭇잎 하나가 떨어짐을 보고 가을이 영글었음을 안다고 했다. 여유가 없다면, 천개의 낙옆이 있더라도 이미 가을 이라는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예전의 나처럼.. '시작되었구나' 싶을 즈음 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것이 눈에 보인다. 그 안다는 것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 연스럽게 체득되어졌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몇일전에 보았던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들이 '이제 물이 좀 들겠구나!' 싶더니, 오늘은 색상이 다채로워지고 진해졌 으며, 밝아졌다. 어제까지 봤던 그것이 아니었다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는 말이다. 해가 비치니 붉거나 오렌지 색이거나 주황빛 나는것도 있고, 밝은 노랑으로 빛나는 것도 보였다. 변하는 것들은 하나같이 음습하거나 어둡다지만..
단풍나무 아래서.. 2019.11.09 상주
관개수로를 따라.. 2019.10.31 해평 "전부 단풍이 들었는데, 너만은 유난스럽구나!" 힘이좋은 장사라서인지, 아둔해 빠져서인지 알 길이 없다. 자연이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완전히 물이 오르기 직전의 단풍나무 때깔이 참 곱다. 왠지 모르게 색이 밝고, 긍정적인것 같고, 마음의 찌꺼기도 정화 시 켜줄것만 같다. 도로 표면이 갈라지거나 살짝 침하되어있어 빈티지(vintage)한 느낌의 왕복 이차선 지방도. 그 옆으로 관개수로가 아주 길게 뻗어있는데, 평소에는 거추장 스럽던 것이 만추의 가을이나, 눈이 쌓인 한 겨울이 되면, 꽤 멋스러운 곳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습기를 머금은 채 역광을 받고 있을 시간대에 가보면 더욱 그렇다는 얘기다. 아스팔트를 도화지 삼아 가을 옅은 빛살에 아침 일찍 눈 뜬 단풍나무가, 붉게..
산국(山菊) 2021.10.13 구미 안개 진하게 깔린 들길을 걷는데, 불어오는 바람에 들풀 냄새 섞인 제법 진한 꽃향내가 맡아진다. 약초 냄새 같은 것이 조금 섞였고, 충분한 습기에 물기 잔뜩 머금은 탓에 향내가 아주 진하다. 희뿌연것이 앞도 잘 보이지 않아 향기만 겨우 따라가는데, 얼마즘 갔을까! 잎은 쑥을 닮은 듯 하 고, 꽃은 계란 꽃을 연상시키지만, 키가 1미터 남짓하고, 꽃잎이 노란 산국(山菊)이 나타난다. 눈을 들어 살펴보니, 꽤 넓은 지역에 옹기종기 자리 잡고 앉아 그 특유의 향내를 퍼트리며, 서로 이야기하듯 바람 따라 살랑거린다.
들녘 2021.10.13 구미 괴평리
여치 2021.10.24 습지 안개 가득한 습지를 걷고 있었다. 황화 코스모스 위에 뭔가가 꼼작도 하지 않는 뭔가가 있길래 봤더니 여치가 이른 아침 이슬을 잔뜩 머금은 채 내 발에 밟혀 넘어지는 들풀에 밀린 꽃대가 조금 흔들리면서 잠을 깼는지 드디어 미적미적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치가 이렇게 예쁠줄은...!
2021년 추곡수매. ▒ 농협통합미곡종합처리장(통합PRC) 은(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올해 대왕님표 여주쌀 조곡 40㎏ (재현율 83%)기준 영호진미 8만4천원, 진 상 9만원, 히도메보레 8만7천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평균 5천원 오른 가격이다. 수매가격은 제현율(벼를 도정해 현미 쌀이 되는 비 율)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통합RPC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2021년산 3만여 톤의 조곡을 사들일 계획이며, 수매가가 5천원 인상되면서 대왕님표 여주쌀 가격도 지 난해 보다 5천원 오른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올해 추곡수매가는 작년보나 5천원 인상. 따라서 다른 품종의 쌀들도 조금씩은 구매가가 상승할 것으로 생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질 좋고 맛 좋은 쌀을 최대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으면 ..
Prima pink 2021.10.17 금오산연수원
작은멋쟁이나비 2021.10.17 금오산연수원 곤충이나 자연관찰을 한창 좋아할때라 그런지 예쁜 곤충을 만날때마다 찍어놓으라고 성화다. 언제 그렇게 익혔는지, 구분하기도 힘들 정도로 엇비슷하게 생긴 곤충들의 모습을 보고는 이름을 말해주 는 서율이가 놀랍다. 양복을 차려 입은 모양새로 양 날개 끝의 검은색과 흰색의 점박이 무늬가 있고 중간중간에 검은 점이 날 개 바깥쪽에 규칙적으로 나란히 정렬되어있는것이 상당히 멋있다. 저녁 해 질 무렵의 따사로운 햇살 때문인지 성급하게 날아가지도 않아 아주 가까이에서 아이와 함께 한참 을 구경 할 수 있어서 참 운 좋은 날이 되었다.
분위기 타는 서율이 2021.10.17 삼일문고 다른 공부는 싫다며 고개를 가로젖는 서율이지만, 한자를 볼때면 얼굴 표정부터 달라진다. 뽑아달라고 하더니 7급, 8급 한자 두권을 들고는 그자리에 앉아서 읽는다. 처음보는 낯선 모습에 구매를...
습지걷기2 2021.10.1 우포 음산한 기운.. 서걱거리며 움직이는 안개.. 냉랭하면서도 온습한 기운을 머금은 바람.. 진하면서도 채도가 약간 빠진듯한 풀 숲들.. 지뢰처럼 숨어있는 수많은 웅덩이들.. 그곳에서 몽글몽글 솟아나고있는 물안개.. 수많은 것들과 함께하고 있는 나!
습지걷기1 2021.10.1 우포 주변 논들은 잘 정돈된 인상이며, 직선으로 쭉 뻗어나간 길 한쪽 옆으로는 옛날식 전봇대가 약간 불규칙하게 심겨져 오늘따라 유독 두껍게 내려앉은 들녘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번창했던 벼들은 이제 초록빛을 한 꺼풀 벗겨내고 이미 바래져 어느 곳 한쪽 안갯속에서는 추수하는 트랙터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다. 해 뜰 시각. 습지의 한 가운데를 걷고 있는 우리는 젖어 들어가는 신발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연의 소리로만 가득찬 이곳을 몸과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고 최선을 다해 즐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