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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sc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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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미송(絶世美松) 2019.10.25 NIKON D800 / 대둔산 거친듯 우아함이 깃든 품위있는 아름다움.. 커다란 바위 틈을 비집고 자라느라 온 몸을 비틀려 자라며, 오랜 세월 힘겹게 가지를 뻗쳐올린 솔 한 쌍이 만추(晩秋)에 더욱 애처로워 보인다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성정(性情)을 느낄수 있어 눈길이 간다. 첨언. 빛이 없는 상황의 이곳 모습도 꽤나 훌륭하더라.. 어설프게 흑백 전환 하는 트릭도 싫고...
한 줄 긋기 2019.10.25 NIKON D800 / 대둔산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에겐 너무나도 뻔한 장면. 대둔산의 암릉과 가을 만추(晩秋)가 어우러지는 이런 정경(情景)을 지금은 잘 담아내 봐야 그다지 감흥이 없을줄을 알고도 이 날 올라본 까닭은 세월이 흘러 내 육신에서 청춘이란 세월이 모두 사라져버린 후에 아름다웠던 젊은날을 상기해볼만한 뭔가가 하나라도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풍락송(風落松) : 스러진 나무 2019.08.10 대둔산 바위 틈 사이로 힘겹게 뻗어내어 세상 모진 풍파를 견디어 나가던 나무 둥치의 두껍고 거친 껍데기만큼이나 고단한 생을 살다, 끝내 명을 다한 풍락송 동기화되었던... 나의 부질없음을...
여명의 약사암 2017.10.21 / 금오산 약사암. NIKON D800 / Tamron 15-30mm F2.8
기억되는 날. 2017.05.07 / 금오지. Nikon D800 / Tamron 15-30mm F2.8. 이 날은 2017년 들어서 황사가 가장 심했던 날이다. 경쟁하듯 늘어선 바위들의 압도적인 위용과, 고산 지대에서 맑은 공기와 깨끗한 이슬을 먹고 자란 각종 풀꽃들의 청초함이 고운 빛을 받아 싱그럽게도 반짝여주던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참 가고싶은 곳인데, 2017년 가을 이후로는 한번도 길을 나서지못한 답답함이 이 사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듯 하다.
약사암을 바라보며.. 2017.10.21 / 금오산 약사암. NIKON D800 / Tamron 15-30mm F2.8 바람이 낙옆과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쳐 나에게로 불어오는 소리.. 나를 지나, 바위 틈 사이를 긁으며 넘어, 건너편 약사봉 측면의 골이 패인 깊숙한 곳을 지나가는 소리.. 이른 아침부터 소란스런 소리에 잠이 깬듯한 까마귀 울다, 커다란 바위 너머, 새벽 바람 마중 길 떠난다. 나는 산 정상에서서 경직된 몸을 조금은 편안히 풀어내며, 밝아지는 여명과 함께 나에게 주어진 짧은 이 시간 만큼은 저 화려한 운무를 한껏 즐긴다.
약사의 운무 2017.10.21 / 금오산 약사암. NIKON D800 / Tamron 15-30mm F2.8 거친 바다위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자칫 그 거대한 흐름의 기운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질세라 깊은 숨 조심스레 내뱉는다. 성급하지도, 굼뜨지도않은 그 진중한 흐름으로, 이곳 금오산의 약사봉 아래에 자리잡고있는 약사암의 진면목이 바로 이런것이라는듯 깊은 아침의 감동을 선사한다. 따스한 아침 해 곱게 받아낸 처마 끝으로 살짝 보이는 약사전의 기와에 닿을듯 낮게 깔려 들어온 운무가 마치 신세계를 보는듯 하다.
아지트(Agit) 2014.11.08 금오지 / Nikon D800 오래전에는 이곳이 나만의 장소였다. 내가 사는 아파트 뒷편 능선 정상인데, 운동 삼아 30여 분을 오르면 적당히 숨이 차오르고, 다리도 적당히 후덜 거리고 그랬었다. 마지막 급경사를 힘겹게 오르고 나면 나무 의자가 하나 보였는데, 쓰러지듯이 파고들어 몸을 눕힌 그대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들으며 흐르는 땀을 식히는 동안에는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특히 초봄 따스한 날이거나, 선선한 바람과 가을 빛살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오후 즘이면, 이런 눈앞에 보이는 장면을 온전히 혼자 즐겨보며 쉬었다 내려오곤 했 는데, 여태 생각해봐도 이만한 나만의 아지트(Agit)가 또 없었다. 이 사진을 찍은 지 이듬해 즘이나 되었을까.. 금오지..
추화(秋花) 2016.11.16 / 월류봉 Nikon D800. 가슴 한 켠의 숨겨진 꽃으로 눈물 한 모금 담아내고, 송글 맷힌 영혼을 보듬어 숨어진 향을 맡아낸다. - 돌케(Dolke) -
태풍 전야의 일몰 2017.09.16 / 도개 교차로 Nikon D800 / Sigma ⓐ35mm F1.4. 분명한건.. 운전해서 가는 저들의 눈에도 태풍 전야에 펼쳐지는 저 일몰 장면이 보일거라는 것이고, 저들 보다 조금 더 높은곳에 서 있는 나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궤적 덕분에 더욱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수있게 되었다는 거다. 가뜩이나 민가도 몇채 없는 마을의 해가 지면 인적이 드문곳의 낮은 산이라서 등산로가 뚜렷하게 만들어져있지않아 어둑해지면 하산길이 걱정이긴 했지만, 이런 장면을 두고 그냥 내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먼 산 뒤로 해가 넘어간 직후의 한창 마지막 황혼의 빛을 내뿜어야할 하늘이 내내 밍숭맹숭기만하다가 그 진하디 진한 빛을 받아낼 적당한 크기와 모양을 갖춘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었으니, 어찌 예쁘지않을 ..
결핍(缺乏) 2017.09.03 / 수리티재 Nikon D800 / Sigma ⓐ50mm F1.4. 대중들에게 익숙한곳에서 촬영한 결과물을 볼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 어떤 훌륭한 장면을 담아내더라도 허허로움만이 갈수록 가득해져서 마치.. 밥을 잔뜩 먹은 직후인데도 몹시 배가 고파오는것과 같다.
하늘 정원 2017.05.27 / 소백산 Nikon D800 / Sigma ⓐ35mm F1.4 Panorama. 그토록 염원해오던 백두대간의 주 능선 소백산 비로봉 1,450mm의 고지에 올랐다. 소백산 남쪽 방향에 위치한 비로사에서 적당한 속도로 오르기 시작해서 비교적 빠른 시간인 새벽 2시경에 정상에 섰다 산행하기에는 상태가 썩 좋지못한 나의 왼쪽 무릎도 신경이 쓰였고, 침을 넘길 때마다 따끔따끔해지는 목감기 기운이도 신경이 쓰였지만 고산지대의 평원을 보고싶은 마음에 다소 무리해서라도 올랐던 것. 이곳은 하찮아 보이는 작은 풀 한 포기, 말라버린 잎 하나마저도 그 발색이 여느 곳과는 달랐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그 풀잎들이 고산지대 특유의 청명하게 바스러지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해찬들을 감상하고도 충분히 넘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