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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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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개수로를 따라.. 2019.10.31 해평 "전부 단풍이 들었는데, 너만은 유난스럽구나!" 힘이좋은 장사라서인지, 아둔해 빠져서인지 알 길이 없다. 자연이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완전히 물이 오르기 직전의 단풍나무 때깔이 참 곱다. 왠지 모르게 색이 밝고, 긍정적인것 같고, 마음의 찌꺼기도 정화 시 켜줄것만 같다. 도로 표면이 갈라지거나 살짝 침하되어있어 빈티지(vintage)한 느낌의 왕복 이차선 지방도. 그 옆으로 관개수로가 아주 길게 뻗어있는데, 평소에는 거추장 스럽던 것이 만추의 가을이나, 눈이 쌓인 한 겨울이 되면, 꽤 멋스러운 곳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습기를 머금은 채 역광을 받고 있을 시간대에 가보면 더욱 그렇다는 얘기다. 아스팔트를 도화지 삼아 가을 옅은 빛살에 아침 일찍 눈 뜬 단풍나무가, 붉게..
산국(山菊) 2021.10.13 구미 안개 진하게 깔린 들길을 걷는데, 불어오는 바람에 들풀 냄새 섞인 제법 진한 꽃향내가 맡아진다. 약초 냄새 같은 것이 조금 섞였고, 충분한 습기에 물기 잔뜩 머금은 탓에 향내가 아주 진하다. 희뿌연것이 앞도 잘 보이지 않아 향기만 겨우 따라가는데, 얼마즘 갔을까! 잎은 쑥을 닮은 듯 하 고, 꽃은 계란 꽃을 연상시키지만, 키가 1미터 남짓하고, 꽃잎이 노란 산국(山菊)이 나타난다. 눈을 들어 살펴보니, 꽤 넓은 지역에 옹기종기 자리 잡고 앉아 그 특유의 향내를 퍼트리며, 서로 이야기하듯 바람 따라 살랑거린다.
여치 2021.10.24 습지 안개 가득한 습지를 걷고 있었다. 황화 코스모스 위에 뭔가가 꼼작도 하지 않는 뭔가가 있길래 봤더니 여치가 이른 아침 이슬을 잔뜩 머금은 채 내 발에 밟혀 넘어지는 들풀에 밀린 꽃대가 조금 흔들리면서 잠을 깼는지 드디어 미적미적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치가 이렇게 예쁠줄은...!
2021년 추곡수매. ▒ 농협통합미곡종합처리장(통합PRC) 은(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올해 대왕님표 여주쌀 조곡 40㎏ (재현율 83%)기준 영호진미 8만4천원, 진 상 9만원, 히도메보레 8만7천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평균 5천원 오른 가격이다. 수매가격은 제현율(벼를 도정해 현미 쌀이 되는 비 율)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통합RPC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2021년산 3만여 톤의 조곡을 사들일 계획이며, 수매가가 5천원 인상되면서 대왕님표 여주쌀 가격도 지 난해 보다 5천원 오른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올해 추곡수매가는 작년보나 5천원 인상. 따라서 다른 품종의 쌀들도 조금씩은 구매가가 상승할 것으로 생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질 좋고 맛 좋은 쌀을 최대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으면 ..
일몰 감상평 2021.7.4 괴평리 굉장해! 끝내줘! 최고야! 세상에서 제일이야! 아이가 생각 해낼 수 있는 모든 표현을 다 동원해서 연신 탄성을 지른다. "좋은 날 또 보러 오자?" "응! 다음엔 엄마랑 같이"
해바라기 pic 3 2020.7.14 낙동강체육공원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는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의 해바라기다. 비 잔뜩 맞은 후 맑게 갠 해 질 녘의 빛을 받은 해바라기는 그 고운 정도가 더 말할 것도 없어서 예쁘게 군락을 이루어, 잘 피어난 해이면 날씨에 따라 기분에 따라 그 다양한 모습을 보려 일부러 몇 번이고 나가보는 수고로움을 감수했었다.
진아 2020.5.3 구미 도리사 도리사 고양이 보살님 '진아' 도리사의 상징.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자주 찾는 도리사에 이르러 서대 아래로 가득한 운무(雲霧)를 감상하다가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방인 '태조선원(太祖禪院)'에 이르렀을 때에 툇마루 아래 섬돌 주변을 배회하던 '진아'를 만났다. 흘끗 보는 듯 하더니 잠이 덜 깻는지 잠시 엎드렸다가 다시 어디론가 배회한다.
Enjoy Autumn_1 2020.11.07 구미 금오산 다채로운 색 틈새로 스며드는 볕 나른한듯 흔들리는 가을 한 날의 운치 6살난 아이의 명랑한 웃음 소리는 낙옆 마다 얹혀 흩어져 내린다.
Enjoy Autumn_2 2020.11.08 구미 금오산
너와숲에서.. 2020. 7월 너와숲 포즈를 잘 잡고있었는데 바로 옆에있던 여직원 분들의 뜨거운 관심 덕분에, 부끄러워하던 찰나 찍힌 장면.. 빵도 맛있었고.. 커피도 맛있었고.. 분위기도 괜찮았고.. 서율이와 즐거운 한 때 잘 보냈고..
눈 온다 2020.4.1 금오산 눈이 온다. 바람에 실려 나무에 붙어있던 여리디여린 벚꽃 잎이 우수수 바람 따라 휘몰아치는 순간 눈이 내리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봄... 주 중 어느 따스한 날에 녹슬기 직전의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그래 봐야 겨우 지척이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마음대로 나다니지 못했던 마음이 행복감으로 가득 채워졌었던, 그런, 배부른 날이 되었다.
뚝배기 깨지는 소리 2019.11.06 NIKON D800 / 구미 무을 무을면 '연악산(淵岳山) 아래 자리잡고있는 수다사(水多寺)에도 이른 아침부터 모터 소리로 요란하다. 듣고만 있어도 심신의 불편함이 가시는 스님의 불경 외는 소리와 어우러지지 못하는 불협화음(不協和音)이 세상에 둘도 없고, 내심 기대하던 싸리비로 단풍잎 쓸어내는 스님의 모습은 당연지사 온데간데 없다. 한동안 낙엽 제거작업이 계속 되다가, 대웅보전의 뒷껸즈음에서 내 귀를 당장에라도 찢어낼듯한 그 소리가 멋으니, 평상시 보다 더 적막한 기운이 절 내 한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