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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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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담(歡談) 2020.7.19 도리사 소란스럽기보단 White Noise에 가까웠다. 나뭇잎을 건드리며 스쳐 가는 바람 소리 같았고 자박대는 산사 방문객들의 발걸음과도 같았다. 소원 나무 근처 쉼터에서 나누는 그네들의 환담(歡談)이 뒷짐 진 채로 느린 산책을 즐기던 내게도 정겹게 와 닫는다.
진아 2020.5.3 구미 도리사 도리사 고양이 보살님 '진아' 도리사의 상징.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자주 찾는 도리사에 이르러 서대 아래로 가득한 운무(雲霧)를 감상하다가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방인 '태조선원(太祖禪院)'에 이르렀을 때에 툇마루 아래 섬돌 주변을 배회하던 '진아'를 만났다. 흘끗 보는 듯 하더니 잠이 덜 깻는지 잠시 엎드렸다가 다시 어디론가 배회한다.
포행(布行) 2019.7.27 도리사 어슴푸레 날 밝을 무렵 스님들의 불경(佛經)소리 너머로 보이는 석등의 옅은 불이 밤 새 내린 비가 무겁게 가라앉힌 숲 속 녹음들 사이로 온기 실린 텁텁한 바람 타고 퍼져나간다. . .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라. 꽃이 피어나는 봄보다, 녹음 우거진 여름 초입이 더 경치가 좋다는 말인데, 이곳에만 오면 이 말을 체감할 수 있다. 꽤나 오래되어 한 아름이 넘어가는 적송(赤松)이 한가득 둘러쳐진, 이곳 도리사 주변은 스님들이나, 보살님들이 참선(參禪)에서 잠시 벗어나, 포행(布行)을 즐기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누구라도 이런 날을 일부러라도 찾아 포행을 나선다면 만수우환(萬愁憂患)을 잊을 수 있을법하다.
솔향 2019.7.28 솔숲 비 온 직후의 소나무 숲에 가면, 나무 숲 사이사이 안개에 실려 내 피부와 코의 점막으로 스며드는 그 진한 솔향 그래서 이곳이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