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7.27
도리사
어슴푸레 날 밝을 무렵
스님들의 불경(佛經)소리 너머로 보이는
석등의 옅은 불이
밤 새 내린 비가 무겁게 가라앉힌
숲 속 녹음들 사이로
온기 실린 텁텁한 바람 타고 퍼져나간다.
.
.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라.
꽃이 피어나는 봄보다, 녹음 우거진 여름 초입이 더 경치가 좋다는 말인데, 이곳에만 오면 이 말을 체감할 수 있다.
꽤나 오래되어 한 아름이 넘어가는 적송(赤松)이 한가득 둘러쳐진, 이곳 도리사 주변은 스님들이나, 보살님들이
참선(參禪)에서 잠시 벗어나, 포행(布行)을 즐기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누구라도 이런 날을 일부러라도 찾아 포행을 나선다면 만수우환(萬愁憂患)을 잊을 수 있을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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