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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단상 2018.11.03 NIKON D800 / 구미 금오산 한 사람 가을 한 날 이른 아침 입 김 불던 걸음 잠시 멈추고 저 옆 볕 흐르는 냇가에 언 손 담가 몸 좀 녹히고 가게
낙옆위에서 2018.11.04NIKON D800 / 구미 문성지. 세살때.. 주말 이른 아침에 잠 덜깬 아이를 안고 아무 이야기나 도란도란 나누는 시간이 참 좋다 공룡에게 쫓기는 순간이 너무 무서워 커다란 바위뒤에 웅크리고 있던 꿈 이야기를 하고있는 아이가 사랑 스럽고, 맛있는 과자를 나누어 먹다 다투었던 그 친구가 참 못됬고, 저녁 상에 먹기싫어했던 시금치가 또 다시 괴롭혀 너무 싫었겠다. 막상 내어 놓으면 먹지도 않을 고기먹으러가자고 너무 작아 잘 걸리지도 않는 새끼 손가락 걸고 약속하고나서는 조금만 더 자자며 달래어 다시 재우고 일어서는 그 순간이, 사과허브 잎 만져주면 느껴지는 그 진한 향기로움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다가온다.
향긋한 나들이 2018.9.26NIKON D800 / 대구 수목원. 세살때.. 저건 저것대로 좋고 이건 이것대로 또 좋다 낡은 적색이나 바랜 연 노랑 또는 어두운 갈색으로 변한채 빛 받아 참 곱게도 빛나는 겹벗꽃 이파리들과 또 그 반대편의 낮의 산 능선 온갖 나무의 잎 형형색색 잔뜩 물 오른 만추 문성지 늦가을 한 낮의 그 기억이 벌써 그리워 지려한다 잔뜩 신이나 꺄르륵 숨 넘어갈듯 웃으며 여우광장 뛰어다니는 네 살 아이의 머리 위 한 낮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르럿고 빛살 또한 아궁이 속 바짝 마른 참나무 장작 타닥타닥 타 들어가는 황톳집 아버지드리려 온돌방 아랫목에 두꺼운 목화 솜 이불 속 깊숙히 고봉 밥 올린 후 뚜껑덮어 정성껏 넣어놓은 스텐레스 밥 그릇의 그 공간 그 마음 만큼이나 따듯하고 포근했다.
창원도(昌原道) - 백석 2018.10.14 NIKON D800 / 고아읍 해가 떠오를 시간이 이제 막 지났을 무렵이었다. 문성지에서 발현한 짙은 안개가 황금색 물 든 들녘과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있는 모습이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순간, 차분한 연주곡을 들으며, 저 속으로 들어가 안개가 걷힐때까지 산책을 하고 싶어졌다. 부지런한 농꾼의 밭 일부는 일찌감치 추수가 끝 나 있었고, 다른 한쪽, 농꾼이 일찍도 나와 안개가 걷힐때까지 벼 베기를 기다리며, 밭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잡초를 뽑는 농꾼도 있었다. 한 바퀴에 3㎞즘 가늠되는 밭 두렁길을 걷가가 시 한 구절이 생각 났는데, 그 시에 마지막 한 줄을 덧붙여보고 싶었다. '우리 아기와 함께 안갯속 시름 놓고 산책하며 걷고 싶은 길이다.'
생각하는 길 2018.09.09 Nikon D800 / 금오산 입구 잠깐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몇년째 바깥 외출을 못하시는 아버지가 생각났고, 함께 고생하시는 어머니도 생각났다. 햇볕 참 좋은 날, 마음만은 참 평온했던 아침이었으나, 머릿속으로는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었고, 일부는 마음속에 새겨지기도 했다. 오후에 이 길을 아내와 어린 아기, 그리고 내가 다시 걸었다. 바람 참 좋은 날, 평화로웠던 오후에, 천진난만하게 쫄랑거리는 아이가 앞섯고, 행여나 다칠세라 잔뜩 걱정에 찬 표정으로 아내가 아이의 뒤를 쫏았다.
손가락이 닮았다. 2018.06.02 Nikon D800 / 대구 수목원 태풍이 올라오는 덕분에 한동안 비가 오다 간만에 맑게 게인 날. 대구 처갓집에 간 길에 바로 옆에 딱 붙어있는 '대구 수목원'에 아이와 함께한 산책길. 신기한게 많았는지 한참을 정신없이 뛰어놀다 잠깐 멈추더니 "응?!" 소리와 함께 줏어올린 자신의 손과 꼭 닮은 단풍 나뭇잎을 들어올린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다가와 자신의 손을 나뭇잎과 함께 좍 펴보인다. "우와~ 서율이 손을 꼭 닯았구나~~~~" 아직 말은 잘 못해도, 함께하면 충분히 공감은 할 수있습니다.
새벽에 만난 사람 2018.06.02 Nikon D800 / 낙동강 체육 공원.
빛이 스며든 정원 2018.06.02 Nikon D800 / 낙동강 체육 공원.
금계국 산책길 2018.05.19 Nikon D800 / 낙동강 체육 공원.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주말 아침 산책길은 언제나 즐거운가보다. 식구들 이야기, 시댁 이야기보다는 여행다녀왔던 이야기나, 꽃구경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주된 주제로 아침을 즐기고있는 분들..
낮달맞이꽃 2018.05.19 Nikon D800 / 구미 괴평리.
수련 단상.. 2018.05.13 Nikon D800 / 문성지 생태 공원. 집 앞에 있는 문성지에 저번주까지는 보이지않았던 수련이 갑자기 피어나있어 놀랬다. 30개월난 서율이에게 보여주려고 데리고 나갔다가 찍은 장면.. 하늘의 구름이 비친 자리에 다소곳이 빛나고 있는 수련에는 관심도 없다는듯 무심한 붕어가 자리잡는바람에 재미있는 사진이 되었다.
Heart Point 2015.04.10. Nikon D800 / 금오지. 반영과 함께 어우러져, 이른 봄 날의 호숫가에 때아닌 커다란 하트가 물 위에 떳다. 빛 머금은 그심장의 조각들이 부서져내려 물 위에서 반짝인다. 일년 내내 존재감없이 시선을 끌지 못하던 오래된 고목(古木)이 일년에 단 몇일동안만이라도 주목받는 날이 있다. 실망스럽게도 그 주인공이 나무 뿌리와 기둥이아닌, 이 나무가 오랜동안 버텨주었기에 가능했던, 저 활짝 피어난 꽃이라 할지라도 이 벗나무는 아랑곳 하지않고, 참 흐뭇해 할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나는 이 꽃이 피어난 덕이 그 크고 둔해보이지만, 믿음직스러운 저 나무 기둥과 뿌리때문이라는것을 진즉부터 알고있었다. 한 겨울 모진 풍파를 견디어내고, 꽃을 활짝 피어낸 그 기개넘치는 듬직함에 찬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