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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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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flower 2020.7.12 NIKON D800
포행(布行) 2019.7.27 도리사 어슴푸레 날 밝을 무렵 스님들의 불경(佛經)소리 너머로 보이는 석등의 옅은 불이 밤 새 내린 비가 무겁게 가라앉힌 숲 속 녹음들 사이로 온기 실린 텁텁한 바람 타고 퍼져나간다. . .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라. 꽃이 피어나는 봄보다, 녹음 우거진 여름 초입이 더 경치가 좋다는 말인데, 이곳에만 오면 이 말을 체감할 수 있다. 꽤나 오래되어 한 아름이 넘어가는 적송(赤松)이 한가득 둘러쳐진, 이곳 도리사 주변은 스님들이나, 보살님들이 참선(參禪)에서 잠시 벗어나, 포행(布行)을 즐기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누구라도 이런 날을 일부러라도 찾아 포행을 나선다면 만수우환(萬愁憂患)을 잊을 수 있을법하다.
눈 온다 2020.4.1 금오산 눈이 온다. 바람에 실려 나무에 붙어있던 여리디여린 벚꽃 잎이 우수수 바람 따라 휘몰아치는 순간 눈이 내리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봄... 주 중 어느 따스한 날에 녹슬기 직전의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그래 봐야 겨우 지척이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마음대로 나다니지 못했던 마음이 행복감으로 가득 채워졌었던, 그런, 배부른 날이 되었다.
구제 자동차 2019.11.23 대구 이월드 주변의 화려한 조명 아래 웨건((Wagon) 스타일의 진 초록색 클래식 카의 보닛(Bonnet) 위에 고운 장미꽃이 잘 어울리도록 장식되어있다. 마치 참새 둥지 안에 있는 참새들을 연상케 했는데, 가짜 꽃이긴 했으나, 클래식 카의 전체적인 모양새가 연분홍 장미꽃과 그 주변으로 늘어진 줄기가 조화롭게 너무 잘 어울렸다.
고즈넉한 향기 2019.11.02 NIKON D800 / 구미 무을 어느 볕 좋은 아침.. 아침 8시가 넘어서면서 이제 막 아침 볕 닿은 은행 잎이 곱게 빛나고 새벽부터 부지런 떨며, 그동안 주워놓았던 은행 열매 씻고 계시던 스님은 발 걸음을 재촉하여 절 바로 앞쪽 계곡물에 은행 씻던 보살님을 먼저 도우러간다. 나는 은행 나무 아래 돌 덩이에 의지하여 앉은 채 절 뒷쪽의 딱다구리가 참나무 쪼아대는 소리와 함께 스님과 보살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그 부지런함을 엿듣는다. -------------------------------------------------------------------------------------- 나무 자체에서 항균 물질을 뿜어내어 병충해에도 매우 강한 나무.. 암나무, 숫나무가 따로 있는 ..
들녘 소리 2019.11.02 NIKON D800 / 구미 무을 추수가 끝난 이른 아침의 들녘 해가 뜨자 흩어져 있는 낱알을 주워 먹던 까치들이 전선 위에 앉았다가 낯선 인기척에 후드득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고 들판엔 머리카락 한 올 겨우 움직일 만큼의 바람만이 남았다. 한적한 시골 길 밟아나가던 나의 코 끝에는 쿰쿰한 소 똥 숙성된 냄새가 향긋하게 맡아진다.
추곡수매 2019.10.31 NIKON D800 / 구미 해평 [소비자 물가지수 비교] 1999년 8월 기준 소비자 물가 지수 65.111% 2019년 8월 기준 소비자 물가 지수 104.81% [ 정부 추곡 수매가 비교 ] 1999년 추곡 수매가 40kg 1등급 기준 55,000원 2019년 추곡 수매가 40kg 1등급 기준 약 61,000원 예정 [산지 쌀값 비교 ] 산지 쌀값 2009년 40kg 기준 79,552원 산지 쌀값 2019년 40kg 기준 96,364원 [ 쌀 생산량 ] 2018년 386만 t 2019년 377만 t 예측. [ 정부 쌀 매입량 ] 2017년 71만 t (공공비축+시장격리) 2018년 35만 t [농협 쌀 매입량 ] 2017년 159만1000 t 2018년 168만6000 t 대형 ..
각자도생 [各自圖生] 2019.10.26 구미 .경상북도 환경 연수원 각자 먹고살기에 바쁜 곤충들.. 이름도 낯설지만 다리가 네발이라는것에 신기했었던 '네발나비'와 부지런히 꿀을 얻으러 날아다니는 꿀벌이 한 자리에..
꽃분 2019.10.20 NIKON D800 / 구미. 경상북도 환경 연수원 국화 잎 한쪽 끝에 앉아있는 곤충 한마리.. 노린재로 보이는데 정확하게는 모른다. 맞다면 식물의 즙을빨아먹고 살고, 위협을 느끼면 고약한 냄새를 피운다는 정도만 알고있다. 국화 색이 예뻐서 접근했다가 엉뚱한 놈에게 시선이 빼앗겨버렸다. 해가 질 무렵이었고, 산 능선의 커다란 나무에 가려졌던 해가 잠깐 동안 열리면서 꽃 분이 아주 잘 보이는 상태가 되었다. 대부분의 국화가 아직 활짝 열리지 않은 상태라서 한동안은 꽃 구경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라 마음이 즐겁다.
Tower Crane 2019.10.17 NIKON D800 / 구미 고아 벼를 베어낸 이후부터 온갖 들꽃과 잡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 무성하게 자라 있는데도 논을 일구지않고 한동안 방치되어있었는데, 한 겨울이 지나고, 땅이 녹기 시작할 즈음 부터는 중장비들이 땅을 일구고 사람이 살 만한 건물들을 짖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너무 뚜렷하게 잘 보이는 네 대의 타워 크레인(Tower Crane), 부자연스럽다못해 괴물같아 보이던 이 장면이 어느순간 '이게 익숙해지는구나' 싶더라.. 내가 너무 관심을 두고 본걸까 예전의 전원 풍경에 너무 익숙했던걸까
나무 숲 안개 2015.08.16 흥덕왕릉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저 밟거니.. 밟아 가려니.. 그러기만해도 만연에 내 행복이 가득하려니.. 폭신 폭신 밟히는 그 감촉이 신발 밑창을 뚫어내고 고스란히 내 발바닥으로 전해져 온 몸을 타고 올라온다. 안개에 묻혀 떠올라 연하게 나리는 솔 향이 내 코 끝으로 전해져 오면 나도 모르게 옅은 미소짓고 덩달아 떠 올라간다.
석상(石像) 2015.08.16 Nikon D800 / 흥덕왕릉 선비같이 생겨먹은 석상에겐 따듯하게 빛살이 내렸는데.. 무사를 닮은듯한 석상에겐 무서웠던지, 빛이 피해간듯 오히려 모양이 두드러져 더욱 험악하게 되어버렸다. 오히려, 허리가 굽은 노송이 살며시 팔 뻗어 포근하게 안아주더라. 험악한 인상이지만 속은 부드러웠던가.. 노송의 지혜가 저리 깊지 않고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