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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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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한 장면 처럼. 2014.05.06 NIKON D800 / 안성 팜 랜드 밀밭이라서 그런지 처음 가본 이곳의 해 뜬 직후, 눈에 담겨온 풍경은 굉장히 이국적이었다. 골든아워(Golden hour), 해 뜬 직후, 시간이 조금 지나가면, 그 날의 햇살이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이 온다. 그때를 기다렸다가 다소 과다노출(over-exposure)로담았더니 숨겨져있던 황금들녘이 나타났다. 이 날 내가 본 눈부셨던 햇살은 지금도 잊혀지지않고 꿈 속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남아있다.
노래하는 월류봉 2017.01.22 NIKON D800 / 황간 월류봉 지나는 바람소리 들리는듯, 하늘 빛 내려오는 소리 들리는듯, 산 봉우리에 구름 흘러가는 소리 들리는듯, 내려오는 눈 송이 바람에 실려 떠 가는 소리 들리는듯, 산 아래 계류를 타고 나를 무심히 지나쳐 가는 소리 들리는듯, 그러다 마치, 월류의 노래 한 곡조 뽑아 내어 내 마음을 마음대로 유린하는 그 소리 어디선가 들리는듯..... - 돌케(Dolke) -
강·변·명·상 2017.01.07 NIKON D800 / 보은 서리가 내린듯 공기중의 습기가 밤 새 얼어버린 탓에, 무거워진 몸을 다시 갈대숲에 내려 앉혀 놓았다. 시골이라고 하더라도 인적이 뜸한 이른 아침이라서 얕은 물 흐르는 소리가 잘 들리는 곳인듯해, 한동안 앉아, 흐르는 물과 대화하듯 바라보고있었다. 가끔 이럴적이면, 그 어떤 훌륭한 왈츠나, 잔잔한 쏘나타 한곡 듣고있는듯해, 잠시라도 행복감에 빠질수 있어 참 좋다.
황량한 들판에 꽃이 핀다. 2017.01.22 NIKON D800 / 원정리 메마르고 황량하다. 수분 끼 하나 없이 굵고 날카로운 선으로 갈라져 있던 들판에 하늘에서 내려준 눈꽃 맞고, 고운 새벽빛 맞아들여 겨우내 감았던 여윈잠 깨우고 화려한 들꽃으로 다시 피었다. 소소리바람 불어올 때 아직 멀었건만, 붉으스레 물들어오는 그 꽃 참 곱다. - 돌케(Dolke) -
목운(木雲) 2015.05.31 NIKON D800 / 흥덕왕릉 진입로 부근부터 이미 지독하게 짙은 안개로 뒤덮인 안개가 음산한 기운 한 가득이다. 목적지를 500여미터 남은 지점 부터는 진입로 마저 좁아져, 식은땀까지 흘릴정도로 애를 먹었었다. 아직 해 뜨기까지는 한시간여 남아있었고, 내가 차 안에서 몸을 움직이느라 부스럭거리는 소리 이 외에는 인기척이란 없는것 같아서 잠시 무섭기도 했었으나, 한 편으론 혼자서 여유로운 촬영을 할수있을것같아 참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 전날, 아내와 함께 포항에 있는 처제 집에 머물다가 다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 부근의 들판에 해질녘 나즈막히 깔리기 시작하는 안개를 보고는 새벽에 무작정 나섯던 길이라서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터에 만나버린 안개라서 오히려 당황 ..
Long Time... 2015.11.21 NIKON D800 / 송대말. [일출직후, ND800, ISO50, 5'10"장노출] 빛을 본지가 한 열흘은 족히 넘었지 싶다. 여름 한 철 깜박해서 뒤늦게라도 내려주는 보은의 뜻이라도 담겨있는 것인지 조금씩 참 꾸준하게도 내린다. 금요일 한나절 잠깐 보이는 하늘에 기분이 좋아진 탓에 가까운 분과 송대말에 들러 반가운 파도 소리를 들었다. 정말 잠깐동안이었지만.. '햇귀'를 보았다. 약하긴 했지만, '햇발'까지 보여주고 나서는 아름다운 아침의 영화 같은 한때는 사그라져 간다.
추일 서정(秋日抒情) 2016.11.6 구미 러닝센터 빛 고운 날.. 아무곳이나 눈을 잠깐이라도 둘 곳이 있다면 이처럼 아름다운 색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이 가을인가보다. 세상 없던 걱정이나 근심 덩어리들은 내려놓은 후에 뜨거운 핸드드립 커피 한잔즘 홀짝거릴 시간 정도는 멍 때려도 누가 뭐라하지않을 계절이 가을인가보다. 낙엽 떨어져 소복히 얹혀진 들풀들 위에 드러누운 채 팔벼게를 하고, 깊은 하늘 바라보며 코 끝 간지럽히는 시집(詩集) 한권즘은 읽어도 괜찮을 계절이 가을인가보다.
Sunrise of farmland. 2014.05.06 NIKON D800 / 안성 팜 랜드 '사진 잘 나오는 장소' 라던지,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 되는 곳' 이라던지 하는 수식어 말고, 내가 좋아 하는 장소는 '귀에 이어폰 꼽고, 느린 클래식 들으며, 마실 가듯 뒷짐지고 거닐어도 행복 해지는 곳' 이 되겠다. ​ 올해 다시한번 가 보고 싶어 지는 곳···, 이번엔 ​그저 거닐어 보고만 싶어진다.
가을귀 2014.11.30 NIKON D800 / 금오산 채미정 안쪽 오래된 작은 암자 뒷 마당 홍 단풍 나무에 다랑다랑 맷혀있는 내리다 만 빗방울이 열매같고, 구름 사이로 햇볕이 나릴때마다 맑은 수정이 된다. 때마침 불어온, 약하게 스쳐가는 바람에, 떨어지던 단풍잎이 한드작 한드작 나른한듯 매달려있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말고 넋나간 표정을 하고는 '이파리 하나 떨어지는 일도 낙옆 맘대로 못하게하는 고약한 나무로구나.' 호통치듯 중얼거려보고는 넋 나간 사람 처럼 베실베실 웃어보인다. 어제 화려했던 색이 바래어지도록 오늘 마지막 남은 힘 마저 쓰고나서는 다음 생을 준비하듯 남은 건, 긴 겨울잠 뿐이다. 그저 데면데면 지나쳐가는 모습들이지만 이 날 만큼은 굳이, 모처럼 만의 단잠을 반납하고 나선 길 추적추적 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