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andscapes

(81)
맥문동 산책길 2019.08.19 금오산 진입로 작년엔 듬성듬성 피었다면, 올해는 비가 충분히 내려준 덕인지 촘촘하게 발색 또한 곱게도 피어났다. 해마다 때가 되면 일정기간 마법처럼 생겨나는 보라빛 산책길..
꽃며느리밥풀꽃 2019.08.17 금오산 정상 부근 금오산 야간 산행에서 카메라도 꺼내보지 못하고 내려오다가 정상부 부근을 돌아보던 중 발견한 등산로 바로 옆 발 아래에 낮게 놓인 '꽃며느리밥풀꽃' 바닥에 납작 엎드려 힘겹게 이거라도 얻어간다.
솔향 2019.7.28 솔숲 비 온 직후의 소나무 숲에 가면, 나무 숲 사이사이 안개에 실려 내 피부와 코의 점막으로 스며드는 그 진한 솔향 그래서 이곳이 정말 좋다.
아우라 2016.7.30 반야사 배롱나무에 핀 목백일홍을 볼때면, 옛날로 치면 뭔가 사대부 집안의 장대한 기와집 앞 넓은 마당에 심겨져 아름답고 단아한 그 외모 뽐내고 있을법하다. 수령이 꽤 되어 제법 줄기가 굵고 길게 뻗쳐나가 풍족한 꽃 무리를 자랑하고있는 이런 나무는 위엄있고, 인자한 어르신을 뵙는듯해 선뜻 다가서기가 어렵다.
일탈 2019.07.22 금오산 5호 태풍 다나스가 서해안 해상에서 소멸한 덕분에 며칠 동안이나 하늘을 뒤덮고 있던 두꺼운 비구름이 잠시 쉬어가는 오후 늦은 한 때, 동그란 안경알 모양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셀카 놀이'에 빠진 승려님.. 몇군데 동영상을 남기고, 사진도 몇 장 찍는 그의 얼굴에는 한 가득 미소가 담겼다. 승려분과 잠시 눈이 마주치길 기다렸다가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키며, 사진을 찍었다는 시늉과 함께 눈 인사를 전한다.
여력 2019.07.10 문성지 하늘 한번 보고 싶어서였던가.. 꺾여있는 줄기의 절반이 물속에 잠겨 들어가고, 연꽃 봉오리는 커다란 잎에 기댄 채 여력이라도 모두 쏟아부어 본다.
연(蓮) 2015.7.19 해평 연지 공원 연(蓮) 이라는 것이 필 적 마다 예쁜줄 알았더니, 최근에 겪은 바로는 반드시 그런것만도 아닌듯 하다. 내가 사는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둘레 1.1km의 문성지(文星地)라는 못에는 수련과 어리연 그리고 연 꽃이 못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7월초부터 꽃 봉오리가 막 맷힐 시기에 시작된 장마로 인해 잔뜩 상해서 모양이 퍽 예쁘지가 않다. 또한 예뻐 보이는 꽃 을 겨우 발견한다 하더라도 빛의 많고 적음에 따라 열리는 정도가 달라 마음에 드는 모양이 아닌 경우가 있어 촬영하기가 많이 어려워 속절없이 원망만 할 뿐이다.
행복한 길 2019.06.02 NIKON D800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와 아침 때꺼리 찾아다니느라 분주할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들려오는 이 길 키 낮은 수풀 머리 위로 모자 씌우듯 살짝 내려앉은 물안개가 마침 해 떠오르는 시간에 선물처럼 주어진다. 농번기 철이라,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히 서두르는 촌로의 밭 가는 소리만이 더해질 뿐 이만큼이라도 더 없이 행복한데, 금계국까지 촘촘히 군락을 이루고있어 천상의 정원도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 싶다.
금오정 추경(秋景) 2018.11.03 NIKON D800 / 구미 금오지 주말 마다 뜀박질을 하거나, 금오산 할딱고개까지 산행을 하러 나가는 단골 코스에서 살짝 벗어난 금오지 둘레길에 있는 금오정이다. 올해는 유독 일이 많아 여유가 없어서 낙옆 밟을 시간이 없었는데, 다행히 끝 물 무렵에 이런 호사를 누릴 처지는 되었나보다. 늦가을 나날이 앙상해져만가는 나무가 안쓰러웠는데.. 오늘은 따스한 빛이 있으니, 조금은 더 풍족해 보여 좋다.
가을단상 2018.11.03 NIKON D800 / 구미 금오산 한 사람 가을 한 날 이른 아침 입 김 불던 걸음 잠시 멈추고 저 옆 볕 흐르는 냇가에 언 손 담가 몸 좀 녹히고 가게
창원도(昌原道) - 백석 2018.10.14 NIKON D800 / 고아읍 해가 떠오를 시간이 이제 막 지났을 무렵이었다. 문성지에서 발현한 짙은 안개가 황금색 물 든 들녘과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있는 모습이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순간, 차분한 연주곡을 들으며, 저 속으로 들어가 안개가 걷힐때까지 산책을 하고 싶어졌다. 부지런한 농꾼의 밭 일부는 일찌감치 추수가 끝 나 있었고, 다른 한쪽, 농꾼이 일찍도 나와 안개가 걷힐때까지 벼 베기를 기다리며, 밭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잡초를 뽑는 농꾼도 있었다. 한 바퀴에 3㎞즘 가늠되는 밭 두렁길을 걷가가 시 한 구절이 생각 났는데, 그 시에 마지막 한 줄을 덧붙여보고 싶었다. '우리 아기와 함께 안갯속 시름 놓고 산책하며 걷고 싶은 길이다.'
생각하는 길 2018.09.09 Nikon D800 / 금오산 입구 잠깐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몇년째 바깥 외출을 못하시는 아버지가 생각났고, 함께 고생하시는 어머니도 생각났다. 햇볕 참 좋은 날, 마음만은 참 평온했던 아침이었으나, 머릿속으로는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었고, 일부는 마음속에 새겨지기도 했다. 오후에 이 길을 아내와 어린 아기, 그리고 내가 다시 걸었다. 바람 참 좋은 날, 평화로웠던 오후에, 천진난만하게 쫄랑거리는 아이가 앞섯고, 행여나 다칠세라 잔뜩 걱정에 찬 표정으로 아내가 아이의 뒤를 쫏았다.